BLOG ARTICLE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 1 ARTICLE FOUND

  1. 2014.02.06 태백편(泰伯篇) 제 13 장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원문)

子曰, 篤信好學, 守死善道. 危邦不入, 亂邦不居. 天下有道則見, 無道則隱. 邦有道, 貧且賤焉, 恥也, 邦無道, 富且貴焉, 恥也.

자왈, 독신호학, 수사선도. 위방불입, 난방불거. 천하유도즉현, 무도즉은. 방유도, 빈차천언, 치야, 방무도, 부차귀언, 치야.


(해석)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독실하게 믿으면서 배우는 것을 좋아하고, 목숨을 걸고 도(道)를 지켜낸다.

위험한 나라에는 들어가지 아니하고, 어지러운 나라에는 살지 않는다.

천하에 도가 있으면 곧 자신을 나타내고, 도가 없으면 숨는다.

나라에 도가 있는데 가난하고 천한 것도 수치려니와,

나라에 도가 행해지지 않는데 부유하고 귀한 것 역시 수치다.”


(풀이)

 이 장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 ‘군자로서 해야 할 도리’는 세 번째 문장, ‘천하에 도가 있으면 곧 자신을 나타내고, 도가 없으면 숨는다.’에 함축되어 있는데, 이는 “등용되면 도를 행하고, 그렇지 못하면 감추어 두어야 하는데, 그것을 행할 수 있는 이는 안회 너와 나 뿐이다.”(술이편 10장)라고도 말한 적이 있다. ‘안 되는 줄 아는 일이라도 옳은 일이면 행한다’는 유가(儒家)의 평소 가르침과는 어찌 보면 약간 거리가 있는데, 오히려 도가(道家)의 말에 가까워 보이기도 한다. 하긴, 공자의 문하에서 가장 도가적 색채가 짙은 사람이 바로 공자와 안회다.


‘위험한 나라에는 들어가지 아니하고, 어지러운 나라에는 살지 않는다.’라는 구절을 읽으면, 일견 옳은 말이다 싶다가도 어째 좀 한가한 소리인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다. 이 나라 저 나라를 골라 살 수 있는 팔자 편한 사람이 어디 그리 흔하단 말인가. 다음의 말도 내 생각과 비슷할 것이다.

‘위태로운 나라에는 들어가지 말라고 했지만 이미 몸은 위태로운 나라에 들어와 있다. 

 어지러운 나라에는 살지 말라고 했지만 이미 몸은 어지러운 나라에 살고 있다.

 성현의 지혜도 땅과 때에 어긋나면 철벽에 수수깡화살을 쏜 것이나 같다.’

 이병주의 소설 ‘바람과 구름과 비’에서, 구한말의 시인 민하(閔賀)가 한 말이다. 나고 자란 나라가 이미 위태롭고 어지러울 때, 어찌 그 나라를 쉽게 버릴 수 있다는 말인가.


나라에 도가 행해지고 있는데 (자신의 게으름과 무능으로) 가난하고 천하게 된 것은 글쎄, 그것을 수치라고 생각해야 할까. 그러나 ‘나라에 도가 행해지지 않을 때 부유하고 귀하게 된’ 자들을 보아 왔기에, 그것이 수치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는 일이며, 나 또한 그런 부끄러운 삶은 살고 싶지 않다.

<부끄러운 줄을 알아야지.>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논어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태백편(泰伯篇) 제 14 장  (4) 2014.02.07
태백편(泰伯篇) 제 13 장  (0) 2014.02.06
태백편(泰伯篇) 제 12 장  (4) 2014.01.15
태백편(泰伯篇) 제 11 장  (0) 2014.01.11
태백편(泰伯篇) 제 10 장  (0) 2014.01.10
태백편(泰伯篇) 제 9 장  (0) 2014.01.09

티스토리 툴바